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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읽는 호텔
중견작가 윤 후명의 『삼국유사 읽는 호텔』은 그의 소설이면서도 소설이 아닌 이를테면 행간으로 보는 고대사 답사기라고 할까? 『삼국유사 읽는 호텔』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작가인 그가 선택한 일차적 텍스트인 『삼국유사』를 헤집어 볼 필요성이 있겠다. 삼국유사는 고려조 충숙왕 대에 국사로 받들어지던 일연 대사가 편찬한 "설화집"이다. 일단 고전이고 고대사를 다루고 있으니 역사서가 아니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계실테고, 삼국유사의 편찬 저의가 강한 정치성을 띄고 있으니 비중있는 역사서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없지 않다. 하지만 "삼국유사"를 행간으로 읽어내릴 우리는 삼국유사에 담겨진 역사성만 확인하면 된다. 차설하고 일연의 삼국유사는 역사상 위대한 문헌임에는 틀림이 없고, 우리 고대사 연구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음에 더 무에 중언부언하랴. 『삼국유사 읽는 호텔』은 말그대로 작중의 "나"가 북한 여행 중, 호텔에서 북한 현지 작가(리상호 교수로 알려짐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가 북한말로 번역한 삼국유사를 읽는 4박 5일간의 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역사가들이 또는 이야기꾼들이 이미 도외시 해버린 삼국유사를 복중에 주어담아 보배로 깎아내고 갈아낼 것은 과감히 갈아내버리고 한 꿰미로 엮어내었다. 그렇다고 참 좋은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고, 참 나쁜 이야기는 완전히 내어진 것도 아니다. "유사(남겨진 이야기 즉, 사실이 아닐 수도 있는)"의 현실성과 현재성을 고찰하며 메마른 시대를 메마르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인문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큰 이야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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